예부터 섣달그믐이 되면 민간과 궁중에서 묵은해의 귀신을 쫓아내기 위해 ‘나례(儺禮)’라는 의식을 행했다. 고려시대부터 역귀를 쫓기 위한 의식을 했다는 기록이 있는데, 역귀로 분장한 사람을 방상시가 쫓는 벽사의례이다.
방상시는 탈을 쓰고 곰 가죽을 둘러쓴 다음 창과 방패를 들고 역귀를 쫓아내는 역할도 하지만 장례행렬의 가장 앞에 서서 망자의 마지막 길에 귀신이 달라붙지 못하게 막아주는 역할도 한다.
방상시 탈은 나무, 종이, 지푸라기 등으로 만드는데, 장례 때는 방상시 탈을 쓴 사람이 장례행렬의 선두에 서서 가며 잡귀를 쫓고, 묘소에 이르러서는 관을 넣을 구덩이 속 잡귀까지 쫒아낸다. 사용한 탈은 땅속에 묻거나 태워버리고, 장례 때마다 새로 만들어 썼다.
방상시 탈은 눈이 넷 달린 사목(四目)탈인 방상과 눈이 두 개 달린 이목(二目)탈인 기두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현재의 나례의식은 시간이 지나면서 기존의 종교적인 성격과 제의적인 의미가 많이 퇴색되어 희미하게나마 전승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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